“고대 그리스의 의성(醫聖)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듯이 걸으면 건강해집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윤방부(64·사진) 교수는 걷기와 뛰기 애찬론자다. 169㎝· 68㎏의 건강한 체형을 유지시켜 주는 수호천사라고 믿어서다. 퇴근하면 그는 거의 매일(주 5회) 헬스클럽을 찾는다. 스트레칭(5분)으로 몸을 푼 뒤 러닝머신 위에서 3㎞를 20분에 걷고, 이어서 5.5㎞를 43분에 달린다. 유산소 운동 후엔 역기ㆍ벤치 프레스 등 중량 운동(15∼20분)을 한다. 그리고 스트레칭(5분)으로 마무리한다. 그는 야외보다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 나이엔 온도가 일정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추우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올라가고 감기에 걸리기 쉽다. 더우면 몸이 이완되고 탈수가 오며 혈압이 떨어진다.”
윤 교수의 걷기ㆍ뛰기 경력은 벌써 20년째. 걷기에 매료돼 한국워킹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걷기ㆍ뛰기의 원칙은 6S(ShoesㆍSpeedㆍStrengthㆍSurfaceㆍStructureㆍStretch).
“관절ㆍ허리를 보호하는 신발(Shoes)을 신어야 한다. 속도(Speed)는 시속 6.5㎞가 넘어야 심폐기능을 높일 수 있다. 처음엔 시속 3㎞로 걷다가 차츰 속도를 올려 6개월 후엔 시속 6.5㎞를 내는 것이 적당하다. 운동 강도(Strength)는 하루에 300㎉를 소모하는 정도가 좋다. 시속 6.5㎞로 1시간 걷거나 달리면 320㎉를 쓸 수 있다. 이 정도라면 절대 체중이 늘지 않는다. 운동 장소의 표면(Surface)은 쿠션이 있는 잔디ㆍ흙 등이 이상적이다. 걷기 좋은 곳(Structure)에서 운동 전후 5분씩 스트레칭(Stretch)을 한 뒤 걷거나 뛰면 운동 효과와 안전성이 훨씬 높아진다.” 이렇게 걷고 뛴 덕분에 음식을 양껏 먹지만 혈당 관리엔 아무 문제가 없단다.
“그러나 50∼60대에 운동을 시작한다면 천천히 걸어야 한다. 숨이 가쁘지 않을 정도로 걷다가 3주 뒤엔 속도를 조금씩 올려도 무방하다.”
대중에게 친숙한 ‘국민 의사’ 윤 교수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4년 전에 협심증 수술을 받은 것.
“특별한 위험 요인(흡연ㆍ비만ㆍ당뇨병ㆍ고혈압 등)이 없었다. 그럼에도 협심증이 생겼다는 게 지금도 의문이다. 스트레스 외엔 다른 원인이 없다. 오전에 골프를 치고 저녁 강연을 한 뒤 호텔에 들어왔는데 평소보다 피곤하고 가슴이 뻐근했다. 직관적으로 ‘뭔가 문제가 있다’ 싶어 바로 병원을 찾았다. 심전도 검사 결과는 깨끗했으나 심장 효소 수치가 조금 높았다. 정밀검사를 받아보니 혈관 2개가 막혀 있었다. 바로 스탠트 삽입 수술을 받았다.” 그는 40대 이후엔 심장에 어떤 이상 신호가 있으면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워킹협회는 매달 첫 번째 일요일마다 서울숲ㆍ여의도공원 등에서 국민걷기의 날 행사를 한다. 오전 10시에 출발해 8㎞를 2시간30분에 걷는 코스다.
박태균 기자<TK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