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 짚는 폴워킹 유럽·일본서 인기
시속 8㎞ 파워워킹 젊은 여성들 선호
입력 : 2004.10.14 10:51 05`


회사원 이정환(40)씨는 그동안 입버릇처럼 “나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그동안 동료들이 무슨 운동하느냐고 물으면 “숨쉬기를 한다”는 썰렁유머로 근근이 버텨왔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40대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유일한 인생 밑천’인 건강이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올해 여름부터 작심하고 걷기부터 시작한 이씨. 지금은 “이 좋은 걸 너무 늦게 시작했다”고 탄성이다.

날은 선선하고 하늘은 맑다. 걷기의 계절이다. 4주만 걸어보자. 세상이 달라진다. 꼭 힘든 마라톤에 도전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요즘은 걷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폴워킹, 덤벨워킹, 마사이 워킹 등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걷도록 도와주는 보조장치들도 많다.


▲ “어, 지금 뭐하는 거예요?” “뭐하긴요, 걷는 거죠.” 덕수궁 돌담길 부근에서 폴 워킹으로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시민들이 신기한 듯 쳐다보고 있다. 폴 워킹은 신종 걷기로 최근 관심을 끌고있다.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기자 (블로그)canyou.chosun.com

‘노르딕 워킹’ ‘마사이 워킹’을 아시나요?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걷기의 ‘진화속도’도 점점 빨라진다. 이전처럼 단순한 걷기에 머물지 않고 효율적인 워킹 방식이 속속 소개되고 있다. 몇 가지 ‘첨단 걷기’를 소개한다.

■마사이 워킹

발 뒤꿈치에서 중앙, 그리고 앞꿈치 쪽으로 중심을 부드럽게 이동하면서 걷는 방식.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이상적인 걷기 동작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워킹은 발 뒤꿈치 바깥쪽으로 디디기 시작해 몸의 무게가 중앙 바깥쪽을 거치면서 앞꿈치 새끼발가락을 통해 엄지발가락 쪽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딱딱한 지면 위에서 걷는 현대인들의 걷기는 무게 중심이 중앙을 생략하고 뒤꿈치에서 앞꿈치 쪽으로 직접 넘어간다. 마사이 워킹은 굴곡이 있는 자연상태의 지면에서 걸을 때처럼 발의 아치 구조를 모두 활용하는 방식.

마사이 워킹 보급업체인 엠비티라인(www.mbtline.co.kr) 교육지원팀의 이준호 과장은 “마사이 워킹을 실시하면 자연스럽게 발목 관절이 회전하게 되며 이 회전이 골반을 거쳐 어깨까지 올라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엠비티라인은 양재천 영동3교 부근에서 월~토요일까지 매일 오후 7~11시까지 마사이워킹 무료강습회를 연다.

■폴 워킹

양손에 스키 폴대처럼 생긴 막대기를 짚으면서 걷는 방식. 노르딕 스키와 비슷해 노르딕 워킹이라고도 한다. 1988년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90년대 후반 유럽지역으로 건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본에서도 유행이다. 폴을 짚으면서 걷는 것이 아니라 폴을 활용해 몸을 밀고 나간다는 느낌으로 걸어간다. 상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이 30~70%까지 늘어난다.

폴 워킹은 무릎의 충격을 완화시켜 주기 때문에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노년층에도 좋다. 티엠코리아(www.exerstrid ing.co.kr)가 도입, 올해부터 폴대 시판에 들어갔다.

■파워워킹

산책과는 다르다. 시속 7~8㎞ 정도의 빠른 스피드로 걷는 방식. 마라톤에 도전하기엔 부담스럽고, 일반 걷기에 만족할 수 없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2~3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전파 속도도 빨라졌다.

발을 뗄 때 발가락 끝으로 땅을 찍듯이 밀고 나가는 것이 핵심. 하지만 보폭을 크게 해서 걷는 것이 아니라 다리를 빨리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스피드를 올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보폭을 크게 해서 걸으면 고관절부위의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는 등 부상당할 위험이 있다”고 조언한다. 걸을 때 팔꿈치의 각도는 90도를 유지하게 되며 양팔을 힘차게 흔들어주기 때문에 어깨와 등 근육도 강화된다.

(김동석기자@ ds-ki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