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보자…지친 나를 버리고 힘찬 나를 만난다
발바닥 전체 지면 닿아, 충격 분산 피로감 적어
성인병 줄고 몸매 늘씬
마사이족 여성(사진 왼쪽)과 한 도시 여성이 마사이 워킹을 하고 있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 허리를 곧추 세우고 몸통을 내밀 듯 걷는 마사이 워킹은 성인병 예방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얼마전 TV에서 아프리카 케냐에 사는 마사이족의 건강 비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내용은 유목 민족인 이들이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데도 대부분 180㎝가 넘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성인병도 거의 없다는 것. 생활 행태를 연구한 결과 건강 비결이 다름 아닌 이들의 걸음걸이에 있었다는 사실은 프로그램을 지켜본 이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요즘 헬스클럽에 가 보면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이들 보다 걷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런 모습이 말해 주듯 걷기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면서 요즘 ‘마사이 워킹’이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도대체 마사이족은 어떻게 걸을까? 마사이 워킹이란 마사이족들이 부드러운 초원 바닥을 맨발로 자연스럽게 걸을 때처럼 형성되는 올바른 보행자세를 가리킨다. 마사이워킹 전문가인 성기홍 LG스포츠과학정보센터장 겸 한국워킹협회 상임홍보이사는 “현대의 도시인들은 발 앞쪽과 뒤꿈치만을 사용해 걷는다”고 지적한다. 아스팔트와 시멘트처럼 딱딱한 바닥 위를 딱딱한 밑창의 구두를 신고 걷기 때문에 무게 중심이 발바닥의 중앙을 생략, 뒤꿈치에서 앞꿈치로 그대로 넘어간다는 것. 때문에 지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면서 보행 자세가 뒤틀리고 변형돼 관절이나 척추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면 마사이족들은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는 중심부 보행을 한다. 걸을 때 발뒤꿈치 바깥쪽부터 닿기 시작해 무게중심이 발 외측을 거쳐 새끼발가락과 엄지발가락 순으로 이동함으로써 우아하고 곧은 걸음걸이가 만들어진다. 쉽게 지치고 마는 일반인들의 걸음걸이와 달리 피로감도 적어 오래 걷는데도 절대 유리하다.
케냐에서 마사이족의 걸음걸이를 접하고 연구에 들어가 그 장점을 도시인들에게 접목한 ‘마사이 워킹’을 개발, 걷기 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스위스인 칼 뮬러씨는 “꼿꼿한 자세로 하루 2만보 20㎞ 이상 오래 걷는 마사이족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척추나 심장 질환자도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또 “발바닥 전체를 이용해 체중을 이동시키는 마사이 워킹은 발에 주어지는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켜 발을 편하게 해주고 걸을 때 무릎과 허리에 충격과 하중을 감소시켜 준다”고 설명한다.
스위스와 미국을 거쳐 한국에 상륙한 마사이 워킹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교육도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 서초구청은 매주 양재천 영동1교 밑에서 마사이 워킹 강좌를 열고 있고 스위스마사이㈜의 한국지사인 엠베테코리아(www.mbtkorea.co.kr)도 무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유명인사인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씨나 요들송 가수 김홍철씨 등도 마사이워킹 마니아로 손꼽힌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