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물벼룩, 사슴벌레…
테마별 체험공간 조성, 직접 기르면서 관찰도
서울 성동구 뚝섬 서울숲 안의 동물방사장(放飼場). 오후 3시쯤 되자 꽃사슴 30마리가 슬그머니 울타리 주변으로 모여든다. 보름 전부터 매일 이 시각에 먹이주기 행사를 벌이자 때를 알아차린 것. 20여명 어린이와 부모들이 서울숲에서 나눠준 당근·고구마를 사슴들에게 먹였다. 신예린(여·6)양은 “꽃사슴은 처음 봤는데 먹이를 주니까 혀로 손을 핥아 간지럽다”며 좋아했다. 꽃사슴 먹이주기는 4월부터는 매주 4차례(화·목·토·일) 열린다.
서울숲은 서울에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 가운데 하나인 것 같다. 그냥 숲길을 걸어도 좋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좋다. 산책하다가 꽃사슴·다람쥐와 마주치기도 한다.
◆테마별로 즐기세요
서울숲(35만평)은 작년에 문을 열었다. 문화예술공원·생태숲·자연체험학습원·습지생태원·한강수변공원 등으로 구성된다. 문화예술공원엔 X-게임장·잔디밭·야외무대·분수대·호수변 레스토랑이 있다. 생태숲은 꽃사슴·고라니·다람쥐가 살도록 수림으로 조성한 공간이어서 일반인은 정해진 시간에만 출입할 수 있다. 대신 숲 위를 가로지른 다리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자연체험학습원에는 옛 뚝도정수장의 구조물을 최대한 재활용해 곤충식물원을 만들어 놓았다. 습지생태원의 저습지와 웅덩이에는 다양한 생물이 자란다. 중랑천 하류와 연결되는 곳엔 새들을 관찰하는 자리가 있다. 한강수변공원에 가면 여의도·잠실로 가는 유람선을 탈 수도 있다.
◆배우면서 자연과 하나가 돼요
지난 23일 서울숲에선 습지생태관찰교실이 열렸다. 생물학박사인 문길동 조경녹지팀장의 안내를 받아 15명의 학생·학부모가 참여했다. 습지에서 뜬 물을 현미경으로 확대하자 플랑크톤과 물벼룩의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강서구 등촌동에서 아들·딸과 온 이미경(여·38)씨는 “실제 눈으로 확인하니까 아이들이 더 흥미를 갖는 것 같다”고 했다.
장수풍뎅이·사슴벌레 등을 직접 길러 가며 관찰하는 ‘곤충교실’, 5~7세 유아 대상인 ‘숲에서 놀자’, 대체에너지·생태지도 그리기를 배우는 ‘환경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매월 한 차례 서울숲을 출발해 청계광장까지 걷는 ‘그린웨이 체험걷기’는 13㎞ 차 없는 길을 생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산보해 보는 기회. 한국워킹협회 강사의 걷기지도를 받으면서 서울숲을 걷는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다.